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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 4232
2016.04.26 (16:51:54)

수중세계_150.jpg

바둑에 관한 문외한이지만 이 방면 세계 최고수라 할 수 있는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로봇 알파고가 벌인 세기의 대결이 저에게도 흥미를 끌어 대국결과에 따라 덩달아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바둑 동호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색다른 사건이라 하겠습니다. 솔직히 이 대국은 바둑의 본질인 사람과 사람이 두었다면 이렇게까지 큰 관심을 끌지는 못했으리라봅니다.

 

그런가하면 인간의 패배를 두고 앞으로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세상이 도래했다는, 아니면 인류멸망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등 그야말로 호들갑에 가까운 말들도 심심찮게 들썩거렸습니다. 반문해보면 능력이나 기능면에서 어떻게 인간이 기계를 이길 수 있느냐는, 그리고 그런 적은 없었다는 답을 갖게 됩니다. 최고 스프린터인 우사인 볼트도 자동차는 물론 같은 동물인 치타보다 빨리 달릴 수 없습니다. 손바닥만 한 계산기에서 크레인까지 계산능력이나 물건을 드는 데 있어 인간과는 비교대상도 안됩니다. 

 

이번 대국도 같은 맥락으로, 인간을 이겨야한다는 전제하에 수많은 정보로 프로그래밍 되어 만들어진 기계와의 대결로 봐야합니다.  이 정보 역시 그동안 인간이 둔 수많은 기보가 입력되었으며 특히 이세돌 9단이 그간 보여준 모든 기보와 기풍은 빠짐없이 우선적으로 집어넣었으리라 봅니다. 다시 말해 희로애락의 감정을 주고받는 게임이나 경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기계의 영역인 능력과 기능에서 인간 고유의 감정이나 기억을 바탕으로 스스로 판단하는 경지에 첫 걸음마를 띠었다는 과학의 발전단계로 보는 게 맞다 하겠습니다. 그야말로 일당백의 수많은 고수의 능력이 입력된 인공지능과 맞서 싸워 한번이라도 이긴 그 자체만으로 인간의 위대함이 입증되었으며 그래서 제 4국의 78수는 신의 한수로까지 불리게 되었다고 생각됩니다.


"바둑을 예술로 배웠으며 승부는 예술성을 결정하는 요소가 아니라 기쁨, 슬픔 같은 감정이나 창의력, 심미안이 예술의 본질이며 이게 빠진 승리는 예술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이세돌 9단의 말은 패배에 대한 변명이라기보다는 이번 대국의 바른 평가로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이번 세기의 대결에 대한 최대의 수혜자는 구글로, 시가총액이 일주일 만에 58조원이 증가한 반면에 이세돌 9단의 대국료는 1억 9천만 원에도 못 미쳤다고 합니다. 재주는 이세돌 9단이 부리고 이득은 구글이 가져가기 위한 주도면밀한 인공지능 실험에 온 세계, 특히 우리나라가 들러리를 선 게 아니냐는 얘기로 나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에 관한 연구가 매우 미흡한 우리나라 정부나 학계로 하여금 관심을 크게 불러일으키게 만든 효과도 적지 않으며, 그보다는 전 세계인의 가슴에 패배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인간의 위대함에 대한 희망과 그리고 기계문명에 대한 도덕적 사고방식을 바르게 가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갖게 만든 성과는 값어치로 따질 수 없이 무한하다고 봅니다.

 

100미터 떨어진 나무 위에 앉은 새 한 마리를 돌팔매질로 맞춰 잡을 수 있는 사람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수백만 명을 살상케 하는 핵탄두미사일의 발사단추를 누를 수 있는 존재는 인간밖에 아직은 없습니다.

 

인공지능의 발달로 인한 섬뜩한 두려움도 정작 문제는 우리 인간이며 인간의 적 역시 인공지능이 갖지 못한 욕망을 가지고 있는 인간입니다. 이런 욕망을 통제하려는 인공지능의 발달에 맞서 어떤 개인이나 집단의 야욕을 채워주기 위한 "역선택"으로 진화될 수 있는 불안요소를 통제해야만 하는 책임도 인간에게 있습니다. 인공지능의 발전이나 출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보다는 이를 만들어내는 인간사회의 도덕성과 가치회복이 우선돼야만 한다는 절실함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앞으로 인공지능산업의 발달은 인간의 일을 대신해준다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역설적인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삶의 터전인 직업이나 직종이 많이 사라질 것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습니다. 이미 노동력을 대신해주는 기계의 발달은 어지간한 상태이기에 특히 많은 지식과 경험이 필요한 전문직 순으로 줄어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지게 만듭니다.

 

반면에 느낌이나 감정을 중요시하는 스포츠업계의 직업군은 오래도록 살아남으리라는 예상을 하게 됩니다. 그중 단연코 스쿠버다이빙만한 취미이자 직업은 가장 돋보이리라고 봅니다. 더운 여름 건물 승강기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바다를 향해 나가는 선상에서 느끼는 싱그러운 바람이 어찌 같다 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수영장에서 물살을 가르며 나아감과 아름다운 수중정원에서 조류를 따라 잠수하는 느낌하고 비교대상이 될까요. 이런 느낌과 감성전달에 대한 안내를 인간보다 더 잘해줄 수 있는 로봇의 출현은…….글쎄요, 제 머리와 상상력으로는 가늠도 안 되기에 한번이라도 더 자연 그대로인 수중세계로 나서겠습니다. "알파고를 만들어낸 아버지는 인간이고 이세돌의 스승 역시 인간이다." 라는 변하지 않는 진리를 믿고 신이 창조한 바다를 고스란히 직접 느끼고 사랑하는 스쿠버 다이빙을 다시 신의 품이자 대자연으로 돌아가는 죽는 그날까지 인공지능이 저를 대신하는 일은 없도록 하렵니다.

 

 

Editorial Director 이선명
http://www.underwater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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